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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0 - 백수 140일차

babohankhoon 2025. 5. 27. 11:49

와이프가 내일 늦게 출장에서 돌아온는지라 조금 여유가 있다.

 

이 날 내가 백수되고 두번째로 정말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140일 중에 백수라서 편하게 낮잠 자고 지냈던 날이 2일이라는게 믿어지지않지만 정말 그렇게 보냈다. 블로그 알바하고, 당근하러 다니고, 친구들 만나고, 나름 즐겁게 지내려고 하는데, 와이프는 이제 슬슬 날 갈구기 시작한다. 뭘 할지 놀고 있는게 아니냐고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몸 상태가 너무 좋아지고 있다. 80% 이상 피부병들이 좋아진 것 같은데? 아이도 조금 즐겁게 생활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와이프가 알면 섭섭하겠지? 출장가면 원체 바쁜지라 연락을 안했는데 왜 안하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거야 일이 바쁘시고 전화를 해도 통화가 어려워서 그런건데 나의 그런 나의 집중하는 와이프의 마음을 몰라주다니 너무 하시다.

 

아이를 최대한 빨리 재우고, 저녁에 친구가 놀러와서 산책을 다녔다. 우리 동네가 대학가 부근인데 늦은 밤이 되면 중국인 학생들이 나와서 시끄럽게 놀고 있다. 전혀 몰랐던 일이 었고, 친구랑 미래에 관련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세상에는 가진 것도 없이 허세를 떨치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자영업자 친구의 한탄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폭탄이 터지기 일보직전 분위기 같은데 다들 위태위태 한 듯 싶다. 친구는 이러다가 자기 경찰서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미리부터 일어나지 않을 일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니 친구가 당황해 했다. 평소에 안좋게 생각하는 내가 이런 긍정적인 말을 하다니! 놀라웠나? 내가 너무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염려를 한 덕분에 결국 내 몸이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같이 늙어가는 친구가 나처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구는 6월 부터 금연에 공부까지 한다고 하던데 옆에서 화이팅을 외쳐줬다. 

 

새벽에 집에 들어가면서 이제 와이프가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일이 너무 많은지 카카오톡도 별루 안보내고, 통화도 짧게짧게 하던데 와이프한테 화이팅이라고 외치고 싶다.

 

나도 이제 세금 신고도 해야하고, 취업 활동을 다시 해야한다. 

 

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