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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2 - 백수 112일차

babohankhoon 2025. 4. 24. 11:13

스스로 백수가 된 자영업자 친구가 놀러왔다. 비가 와서 만나기 애매하지 않냐고 했더니 밥만 먹을건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면서 집까지 차를 몰고 놀러왔다. 그러더니만 외곽에 나름 숨어 있던 유명한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난생 처음 먹어보는 난자완스를 주문해 줬다. 역시 내 기준에는 부잣집 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랑은 삶의 스케일이 다른 것 같다. 난 이렇게 누가 사줘서 먹는게 솔직히 부담이긴하지만 친구는 부담없이 먹으라고 해서 티비에서 보던 난자완스 정말 있는 집 사람들이 중국집에 가면 주문해 먹었더는 이제 쉽게 먹기 어려운 난자완스를 먹어보게 되서 흥분이 됐다. 먹은 소감은 담백하고, 소고기의 육향이 느껴지는 고급스러움? 하여간 이게 내 난자완스의 기준이 되겠구만! 그렇게 점심을 먹고 나름 우리 동네에서 주차하기 편한 비싼 베이커리 카페에서 커피 한잔씩 하고 수다 엄청나게 떨다가 헤어졌다.

 

비가 많이 와서 애를 라이딩 했고, 간식 먹이고, 또 라이딩해서 학원으로 데려다주고, 8시에 하원하는 아이 데리러 또 라이딩하고 백수의 삶도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다. 와이프가 없어서 조금은 늦게 일어나서 밍기적 밍기적 거리면서 백수의 삶을 즐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지낼 수 없게 와이프가 아침부터 갈구는데, 출장을 가보더니만 더 바쁘게 살게 되버리는구나. 저녁 먹이고, 내일 볼 단원평가 관련해서 체크 좀 해주고, 제발 덤벙거리지만 말라고 부탁하고, 숙제 좀 봐주고, 둘이서 패드 보면서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 했다. 평소에 와이프면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를 했을 와이프가 일이 많이 바쁜지 연락이 없어서 조금 신기하긴 하다. 요즘들어서 직장 생활에 조금 매너리즘에 빠진 와이프인데 나와는 전혀 다른 직업관을 가진 분! 자기는 살림보다 일 하는게 더 좋다고 하는데, 와이프 같은 인재는 일에 더 집중하는게 맞다고 본다. 반대로 난 살림과 유가에 좀 더 신경쓰면서 집의 균형을 맞추면 좋겠지. 와이프도 엄마가 더 능력 있는 여자라는 것에 같은 여자라서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뭐가 되던지 잘굴러가면 되는거지!

 

그리고 이번주 토요일에 어렸을 때,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일정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늘 우리집에 자주 놀러오고, 매일 전화로 수타떠는 자영업자 친구가 오늘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 너무 받아서 엽떡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길래 우리집으로 놀러오라고 했더니 차를 25분에 몰고 날아왔다. 오늘은 오전과 밤 모두 친구들이 놀러와서 수다 떠는 것을 들어주는 시간인건가? 친구를 오전과 저녁에 만나는 것 또 한 백수 되고 처음인데?

 

백수도 아이 키우는 백수는 백수가 아닌 것 같다. 여유로움이 그닥 없음. 이제 금요일은 교육청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서 거기도 라이딩을 해야한다.

 

이게 과연 백수의 삶인건가? 너무 해야할 것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