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수영장에 가고, 점심을 먹고는 워터파크에 갔는데, 나도 어쩔 수 없이 워터파크에 끌려가서 튜브 미끄럼틀을 신나게 탈 수 밖에 없었다. 난 쉬고 싶었는데, 내 인생에 아무 것도 안하는 호캉스는 절대 없나보다. 신화월드가 원체 넓어서 수영장 가는 것도 난 힘들었다.
점심은 와이프가 쏴주셔서 맛있게 차돌구이와 육회비빔밥을 먹은 후, 후배네 중문쪽 귤밭에 가서 귤을 따게 되었다. 작년에 와이프, 아이, 장모님 세분이서 1월 1일에 가서 귤을 땄었던 것은데, 이번에는 네식구가 가서 따게 되었다. 덕분에 집에 오는 내내 귤을 계속 먹었고, 식재료에 욕심 많으신 장모님은 귤이 저번 보다 적다고 하시는데, 다섯식구가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딴 것 같은데 부족하신건가?
이번 여행의 컨셉을 궁핍함이 아니라 후회없이 먹고, 놀고 , 쉬다가 오는 것이었는데 내 인생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쓴 여행이 되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 즐거워해서 나도 좋다. 2024년에 딸아이와 제주도만 3번을 오게 됐는데 매번 편의점 도시락 먹고, 고기 국수 먹고, 되도록이면 절약하며 보냈는데 괜시리 그 기억이 떠올라서 미안하다. 내가 돈을 잘벌었으면 좀 더 좋은 추억을 간직 할 수 있었을텐데....
와이프는 우리 애가 아마 전교에서도 국내외를 자주 여행 다닌 애가 아니냐고 했다. 그런가? 내가 너무 감상에 빠져있나?
백수 1일차 어제와 다른게 없는데 난 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