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5 - 백수 56일차
아침에 아이 깨워서 간단한 식사 시키고, 같이 등원하라고 샤워를 하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예전 동네 친구 아버님이소천하셨다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저녁에 함께 장례식장을 가지고 하고, 등원 시키고, 당근을 하러 세곳을 돌아다니고, 이발까지 하고, 이발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와이프가 중간에 전화를 했는데, 도대체 당근을 하러 어디에 다니냐고 물어봤다. 백수가 집에만 있으면 너무 그렇지 않나? 내가 갖고 싶어했던, 캐릭터 스피커와 액보를 사서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에잇! 나의 소소한 행복을 꺠버리지 말라고!
저녁에 아이가 돌아 왔을 때, 당근으로 구매한 쟌스포츠 가방을 줬다. 순간 와이프 눈에서 레이져가 나갔는데, a급 제품이 3천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샀다고 하니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아이는 너무 좋아는데! 그리고 저녁은 가볍게 외식을 했는데 아이 때문에 살짝 분위기가 안좋았다가 겨우 또 좋아져서 집에 돌아왔다. 이제 장례식장에 가야하는구나. 현찰이 없는 관계로 와이프한테 돈 좀 빌려달라고 했다. 에휴 백수는 현찰이 없다. 원래 현찰을 가지고 다니지 않지만! 아이가 가끔 왜 아빠는 돈을 안가지고 다니냐고 하는데 주머니에 뭔가 넣어놓고 다니면 분실할 위험이 있어서?
친구가 의정부에 있는 친구까지 데리고 가자고 그래서 장례식장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어려서 보았던 동생들도 보이고 간만에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다들 4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니 살아가는 형태가 많이들 변하는데, 나만 백수인듯 싶은데? 동생들이 형수님이 돈을 잘버니 형 팔자가 최고라고 하는데, 속사장을 모르고 떠드는데 뭐라고 말하기도 그랬다. 와이프가 돈 잘번다고 좋은게 아닌데, 보통 내 주변인들은 와이프 덕분에 논다는 소리만 한다. 와이프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닌데 다들 모르니 그런 소리를 한다. 그래도 확실히 열심히 살았던 애들이 아직까지 잘살아가고 있고, 또 운이 많이 좌우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슬슬 우리 나이대 부모님들이 돌아가신다니 나도 곧 이런 시간이 오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집에 왔는데, 아이가 안자고 날 계속 기다리고 있다가 차에 내려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알고 주차장으로 뛰어서 내려왔다. 친구들이 당황해하며 웃었다.
하루종일 바쁜 반백살을 코앞에 둔 배불뚝 아저씨 백수의 하루였다.
이제 또 짧은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