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3 - 백수 23일차
23일 새벽 3시 결국 한국 인천행 비행 취소!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도 있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항공사의 안일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4시간의 시간 동안 비행과 관련된 진행 상태에 대해서 고객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것도 없고, 모든 비행기의 이륙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까지도 대응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게이트를 통해서 다시 짐을 찾으러 가는데 아마도 책임자인 것 같은 사람에게 누군가가 도대체 뭘하냐고 화가 난 목소리로 물었더니 도리어 담당자는 방송 멘트 작성 중이라는 황당한 대꾸를 하는 우리나라 2번째로 큰 항공사였다. 기가 막힌 채로 짐을 찾는데, 뒤에 있던 젊은 여성 분들은 정말 대단했다. 짐을 가지고 숙소에 가는 것도 싫다. 짐을 여기서 보관해줘라! 아까 가능하다고 한 사람 데리고 와라! 라고 말을 하는데, 난 완벽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험하게 한국에 가는게 더 두렵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결국 항공사에서 잡아준 호텔에 갔는데, 가는 도중에 내가 책가방을 공항에 놓고 와서 또 난리가 났고, 와이프가 재빨리 움직인 덕분에 우리는 새벽 4시에 룸을 배정 받고, 씻고, 겨우 잠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내 모든 목요일 일정은 날아가 버린건가? 23일 오후 3시 30분에 출국 비행기 잡혀서 11시까지 호텔 1층으로 내려와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잠을 자는 중에 호텔 직원이 조식을 먹으라고 깨워준 덕분에 겨우 조식을 먹었는데, 너무 맛없는 조식이었다. 창문에 커튼을 열어보니 뷰도 공사장 뷰였고, 아이가 수영을 하자고 해서 수영장에 갔는데 여기 온수 수영장이네! 덕분에 아이와 1시간이 넘게 수영장에서 둘이서 물놀이를 했다. 그리고 짐을 챙겨서 1층에 내려갔고, 1층에 있는 스벅에 가서 커피 한잔 마셔주고, 그나저나 내가 어떤 호텔에서 급하게 몇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해서 호텔 밖에 나와서 호텔을 보니 앗! 여기 꽤 좋은 호텔인데! 한강에 있는 초고층 호텔이었다. 밤에 와서 몰랐었나 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식은 맛이 없었을까? 음식은 다양하긴 했는데 너무 맛이 없었음. 하지만 수영장은 베트남 세 곳의 호텔 중에서 가장 좋았다!
12시에 항공사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다시 보딩! 라운지에서 3시간을 버틴 끝에 집에 가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에서 자다 깨다 하다 보니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고, 비행기에 내리자 우리를 기다리는 항공사 직원들을 보고 사람들의 엄청난 항의! 와이프가 함께 항의를 하는 바람에 공항버스를 놓친 뻔 했다. 겨우 겨우 짐을 찾아서 공항버스 막차를 타고 동네에 왔고, 집까지는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새벽 1시가 넘었다. 몇 시간 못자고 금요일에 잡혀 있던 실업 급여와 관련된 교육을 받으러 갈 수 밖에 없었는데 늦지 않게 겨우 가서 교육을 받았고, 아이도 오전에 다행히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아이휴 센터에 가게 되었는데, 아이휴 센터에서는 내 실직으로 인해서 더 이상 센터에 못다닐 것 같다는 전화가 와서 무척 울쩍 했다. 아이가 아이휴에 더 이상 가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아마도 다니기 싫어서 내 실직 이야기를 마구 했나보다. 여행 전에 다친 다리가 지금까지 아픈 것도 슬프고, 계속해서 안 좋은 일들만 펼쳐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무척 좋지 않다. 와이프는 아직도 아프면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데, 무서워서 못가고 있는 겁쟁이 아저씨다. 나이 헛먹었지!
새벽에 집에 와서 하루종일 뭔가 바쁘게 일들을 한 것 같다. 저녁 식사를 하려고 나가는데 실업 급여가 입금 되었다는 알림이 왔다.
나 정말 백수인건가? 아주 잠시 기분이 묘했다.